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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턱받이, 무게에 짓눌리다 못해 어깨가 내려앉을 지경?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1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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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의 무게가 참 무겁다. 반기문 턱받이 논란을 두고 하는 말이다.

랭커스터 왕가 최초의 왕 헨리 4세는 리처드 2세를 죽이고 왕좌에 올랐다. 국왕이 된 뒤에도 귀족들의 반발이 잇따랐던 헨리 4세는 숨을 거두는 그날까지도 왕위 찬탈자라는 오명을 꼬리표처럼 달았다.

헨리 4세가 느꼈던 왕관의 무게, 이를 두고 셰익스피어는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고 말했다. 최고의 권력을 지닌 자, 모두가 그의 앞에서는 고개를 조아리지만 이에는 반드시 막중한 책임감이 따르기 마련이다.

반기문 턱받이 논란은 어떨까. 지난 12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했다. 꽤 금의환향이었다.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평가되는 국제 외교관의 귀향에 수많은 언론이 반기문 전 총장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드리웠다.

여기에 반기문 전 총장이 차기 유력 대선 주자로 등극했다는 사실 또한 판도 변화에 한 몫을 했다. 실제로 최근 조사된 반기문 전 총장의 지지율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선두를 다툴 만큼 껑충 뛰어올랐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대다수 유권자들이 반기문 전 총장의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는 이유다.

이러한 기세에 박차를 가하고자 했음일까. 반기문 전 총장은 귀국 당일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자신의 이미지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국제적’이란 수식어를 내려놓기 위해 반기문 전 총장은 마포지역 인근의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며 ‘일반 시민’임을 증명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민생을 살피고자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기 시작한 반기문 전 총장은 이내 문재인 못지않은 광폭행보를 선보이며 언론을 장식했다.

하지만 역시나 왕관의 무게는 만만치 않았다. 반기문 전 총장에게 건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아니면 반기문 전 총장에게 드리워진 책임감이 너무 막중했기 때문일까. 반기문 턱받이 논란이 그의 ‘민생행보’를 ‘민폐행보’로 둔갑시켰다.

시작은 지난 15일이었다. 이날 반기문 전 총장은 아내 유순택 여사와 함께 충북 음성에 있는 사회복지시설 ‘꽃동네’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쳤다. 논란은 이때 불거졌다. 반기문 전 총장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직접 미음을 떠먹이는 모습이 사진으로 포착되면서부터였다.

사진 속에서 반기문 전 총장은 양복 위에 턱받이를 한 채 누워있는 노인에게 미음을 떠먹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누워있는 노인이 아닌 반기문 전 총장이 턱받이를 한 점, 노인을 일으키지도 않은 채 누워있는 상태에서 미음을 떠먹인 점 등을 지적하며 반기문 전 총장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반기문 전 총장 측은 부랴부랴 해명의 말을 내놨다. 반기문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당일 꽃동네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의 식사를 돕게 됐다. 논란이 된 턱받이 복장은 꽃동네 측에서 요청한 것이며 담당 수녀님 또한 해당 어르신이 누운 채로 미음을 드시는 것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사실 반기문 전 총장의 민생행보에 구설이 뒤따른 건 비단 턱받이 논란 하나만이 아니다. 반기문 전 총장이 귀국하던 날 수백 명의 취재진과 환영인파가 몰리며 인천공항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게다가 실무진은 반기문 전 총장의 입국이 예정돼 있던 게이트를 수 차례 번복 공지하며 혼란을 키웠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취재진들로 인해 시민들도 연신 불편함을 호소했다.

반기문 전 총장의 이동과정에서도 잡음이 일었다. 애초에 서울역까지 이동하는데 공항철도를 이용하겠다고 공지한 반기문 전 총장은 이를 승용차로 변경했다 다시 공항철도로 바꿨다. 특히 서울역에서는 반기문 전 총장의 방문을 위해 대합실에 있던 노숙인들을 외부로 쫓아내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튿날 반기문 전 총장은 현충원을 비롯해 지역 주민센터와 은행 등을 차례로 찾았다. 협소한 공간에 수많은 인원이 몰리다 보니 취재진들 사이에 격한 취재경쟁이 벌어지는가 하면 이는 급기야 감정 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이 과정에서 한 취재진이 시민에게 카메라 앵글에서 머리를 치워줄 것을 요구했다 해당 시민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몸싸움 직전까지 갔던 일촉즉발의 상황은 주변인의 만류로 겨우 일단락됐다. 반기문 전 총장이 계좌 개설을 위해 찾은 은행도 일시적으로 업무가 마비되며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쏟아졌다. 오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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