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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 그녀가 알고 싶다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1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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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주연의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오는 26일 첫 방영을 앞두고 있다. 드라마 ‘사임당’은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 분)이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의 일기에 얽힌 비밀을 풀어내는 퓨전 사극이다. 이영애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1인2역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임당은 16세기 전반기를 장식했던 조선 시대의 여류 화가이자 문인이다. 특히 신사임당은 판서를 거쳐 유학자로서 이통기국론을 제창한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시대의 현모양처 상이라 이야기되는 신사임당은 시와 글씨, 그림에 모두 뛰어났다고 평가받았다.

실제로 신사임당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늘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단어가 있다. 현모양처다. 지난 2007년 11월, 신사임당이 5만 원권 화폐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자 여성계가 반발하는 사건이 있었다. 신사임당은 가부장적 사회가 만들어낸 전형적 현모양처 여성상이라는 게 반발의 이유였다.

율곡 이이라는 걸출한 유학자를 낳아 길렀던 신사임당, 실제로 신사임당이 두 형과 함께 과거를 치른 이이가 홀로 장원급제하자 칭찬은커녕 도리어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했다는 일화는 지금까지도 입을 타고 전해져 내려온다.

그래서일까. 이영애 주연의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도 뛰어난 예술가로서 면모가 부각되며 신사임당을 재조명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사임당의 이미지를 현모양처에 국한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알고 보면 더욱 버라이어티한 신사임당의 생애, 과연 현모양처라는 수식어를 떼버린 신사임당은 어떤 여성이었을까.

최근 ‘은비령’의 작가 이순원이 신사임당에 관한 장편소설을 출간했다. ‘사임당’이란 제목의 소설에서 작가는 신사임당의 생애를 철저히 사실에 가깝게 복원했다. 물론 여기에는 신사임당에 관한 문헌 기록이 토대가 됐다.

작가가 지적한 ‘신사임당에 관한 오해’의 가장 좋은 예는 신사임당의 경제적 궁핍이다. 가난한 가운데서도 홀로 꼿꼿했다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신사임당은 꽤 부유한 환경에서 나고 자랐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실제로 신사임당은 그림을 그릴 때 고가의 물감을 아낌없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만 해도 색조 물감은 값이 너무 비싸 궁궐에서조차 아껴쓰던 물품이었다. 신사임당이 수를 놓을 때 사용해던 색실 값도 만만치 않았다. 이에 대해 신사임당의 아들 이우는 "선비는 살아서도, 또 죽어서도 끼니를 걱정할 정도의 적빈 속에서 청백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그래야만 후대의 귀감과 존경이 따른다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신사임당에 관한 오해는 또 있다. 잘 알려져 있는 사임당이란 이름은 그녀가 혼인을 앞두고 있던 시기 스스로 붙인 당호(堂號)다. 신사임당은 주나라 문왕의 모친 태임을 스승으로 여겨 받든다는 뜻에서 자신의 당호를 지었다. 반면 신사임당의 본명은 어떠한 문헌에도 기록되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임금 혹은 조상의 이름을 문자로 쓰거나 입에 올리는 걸 불경하게 여긴 까닭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신사임당의 본명은 신인선(申仁善)이라 알려지며 이것이 백과사전에까지 새겨졌다. 시작은 1990년대 등장한 동화에서 신사임당의 이름을 ‘인선’이라고 사용하면서부터였다.

‘신사임당=현모양처’라는 공식,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당연하게만 여겨왔던 이 공식이 새삼 ‘진짜 신사임당’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모으게 했다. 오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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