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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청소아줌마, 아가리로 방귀 뀌고 있네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2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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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1시16분께 최순실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강제압송됐다. 앞서 최순실은 특검의 소환조사 요구에 여섯 차례나 불응했다. 때마다 최순실은 재판 준비를 비롯해 건강 악화, 특검의 강압수사 등을 이유로 들며 출석을 거부했다. 이에 특검팀은 지난 23일 최순실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틀 뒤인 25일 영장을 집행했다.

그 사이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걸까.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고 난 뒤 최순실은 줄곧 초췌한 헤어스타일로 등장해 마스크나 손으로 얼굴을 가리기 바빴다. 그런데 이날 특검에 의해 강제압송되며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향한 최순실은 비교적 깔끔하게 머리카락을 정돈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었다.

호송차에서 내려 교도관에게 싸여 주차장 입구에 들어선 최순실은 취재진의 질문공세가 채 쏟아지기도 전부터 자신의 주장을 목청껏 외치기 시작했다. 최순실의 외침은 "여기는 더이상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로 시작됐다.

모여든 취재진들이 최순실의 돌발행동에 술렁대기 시작하자 최순실은 작심한 듯 계속해서 하고 싶은 말을 쏟아냈다. 취재진의 질문을 무시한 채 최순실은 "특검이 어린 손자까지 멸망시키겠다고 했습니다. 더이상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 특검이 박근혜 대통령과 내가 경제공동체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너무 억울합니다"라고 연속해서 외쳤다.

이어 최순실은 “우리 애들까지, 다 어린 손자까지 그렇게 하는 건…"이라고 외치다 채 말을 끝마치지 못하고 교도관들에게 붙들리다시피 특검 조사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지난해 10월 31일, 특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최순실은 연신 울먹이면서 “죽을 죄를 지었다”며 사죄했다. 석달 사이 180도 달라진 최순실의 태도, 이는 전국민적인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최순실의 외침을 지켜보던 건물 청소아줌마가 최순실의 면전에서 "염병한다"고 거듭 소리쳐 화제를 뿌렸다. 육성으로 내지른 최순실의 외침 사이에서 뚜렷하게 들려왔던 청소아줌마의 독설이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 순간이었다.

청소아줌마가 내뱉은 독설, 이것이 선사하는 카타르시스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은 이것과는 지극히 상반된 느낌의 화법을 일상적으로 구사해왔다. 청소아줌마처럼 독한 말을 면전에서 내뱉었다간 자칫 ‘싸가지 없는 놈’이라고 욕먹기 십상인 까닭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우리네 조상들도 독설이 안겨주는 카타르시스를 꽤 사랑했다. 청소아줌마가 내지른 ‘염병’ 못지않은 독설이 우리 선조들의 어록에서도 심심찮게 발견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조상들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양치기 소년’에게 ‘콧김으로 아궁이 지필 놈’이라며 따끔한 일침을 날렸다. 또 우리 조상들은 영양가 없는 일을 쓸데없이 반복하는 이를 향해서 ‘누룽지 긁어다 논에다 심을 놈’이라 일갈하기도 했다.

독설을 비난의 일환으로 삼았던 우리 조상들이 최순실의 외침을 들었다면 어찌 말했을까. 아마도 ‘아가리로 방귀 뀌고 있네’라며 핀잔주지 않았을까. 잘난 척 우쭐대는 사람을 앞에 두고 ‘똥 싸들고 금방(金房)에 갈 놈’이라며 독설을 내뱉었던 선조들이니 이마저도 무리한 상상은 아닌 셈이다.

보고 있노라니 울화통이 터지지만 딱히 어찌할 방도도 없었던 최순실의 외침, 이 찜찜한 기분을 청소아줌마의 독설이 시원하게 긁어준 느낌이다. 오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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