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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주혁 발인, "차가 주혁했다" 워마드가 고인 조롱하는 까닭은

  • Editor. 김규현 기자
  • 입력 2017.11.0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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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규현 기자] “한남충 하나 더 재기했다 이기야.”

위 말을 풀이해 보면 한국 남자 중 하나가 더 죽었다(죽어서 좋다)라는 의미다. 메갈리아/워마드가 만들어낸 신조어로서 일명 ‘미러링’ 용어다.

미러링(mirroring)이란 말 그대로 거울을 맞댄 것처럼 따라 한다는 말이다. 워마드의 미러링은 인터넷과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를 그대로 따라 해 남성 혐오를 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워마드의 논리대로라면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욕을 먹어야 한다. 남성 혐오의 주체가 남성이기 때문이다. 김주혁도 남성이기 때문에 ‘남혐’을 당한다는 논리다.

워마드는 디씨인사이드의 메르스 갤러리에서 출발한 메갈리아 사이트가 갈라져 생긴 분파 중 하나다. 워마드는 그동안 알려진 페미니즘 사이트 중 가장 강성한 행동을 보이는 곳으로 ‘여자 일베’라는 오명도 같이 듣고 있다.

워마드 사이트 게시판에는 김주혁의 죽음이 알려지자 이를 조롱하는 게시물들이 폭발적으로 게시됐다. “차가 주혁했다”, “전복요정주혁 탄생”, “그 정도로 늙었으면 교통사고라기보다는 자연사가 맞는 말”, “냄져가 대낮부터 술마신기노?” “그저 벌레 한 마리가 ‘주혁’했을 뿐” 등등 입에 담기도 민망한 어처구니없는 말들을 쏟아냈다.

김주혁 발인을 치른 당일까지도 고인의 인격을 모독하는 말들이 끊이지 않자 인터넷 여론은 폭발했다. 미러링이라는 명목으로 혐오 발언을 하는 것은 정당치 못하다는 것이다. 워마드의 게시물들은 곧바로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갔고 공분도 커져갔다.

김주혁 발인이 있기 전인 지난 1일 소속사인 나무엑터스도 이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나무엑터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고인에 대한 허위 유포 사실과 명예 훼손을 가하는 사례들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사의 이메일 주소를 게시하고 관련 자료들을 신고하면 이를 모아 악플러들을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마드는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와 생리대 가격 인상 퍼포먼스 등 인상적인 여성 인권 행사를 주도했지만, 현재는 혐오만을 위한 활동에 전념하고 있어 긍정적 이미지를 가졌던 이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배은경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터넷상의 혐오와 공격성을 드러내며 재미를 찾는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류의 문화라는 데서 논의를 출발해야 할 것”이라며 “혐오를 오락으로 삼는 것은 주체가 어디든 비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혁 발인으로 대다수 국민이 슬퍼하고 있는 이 때, 워마드의 눈살 찌푸리게 하는 일탈 행각은 페미니즘 본래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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