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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새우, 평창 홍차, 풍정사계 춘…트럼프 만찬의 깨알 같은 '신토불이' 마케팅'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7.11.0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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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새우, 평창 홍차, 풍정사계 춘…트럼프 만찬의 깨알 같은 '신토불이' 마케팅

[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독도새우, 평창의 고요한 아침, 풍정사계 춘….

청와대가 7일 국빈방문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접한 음식들이다. 트럼프 만찬에서 나온 음식들은 각각 나름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알려져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빈만찬은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그 비용이 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듯 국빈방문의 ‘꽃’이라고 불린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포함해 한미 양국 초청 인사 120여명이 참석해 150여 분간 진행된 그야말로 성대한 만찬이었다. 청와대가 건배주부터 디저트까지 음식 하나하나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건배주는 지난해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대축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풍정사계 춘’으로 선정됐다. 중소기업이 만든 청주로 누룩·배꽃·메밀꽃·어린 사과향이 일품이다.

건배주를 마시고 처음으로 등장한 음식은 ‘옥수수죽을 올린 구황작물 소반’이다. ‘구황작물’은 6·25전쟁 등 어려운 시기에 끼니를 채운 음식으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트럼프 만찬에는 ‘동국장’과 ‘거제도 가자미구이’도 나왔다.

‘동국장’은 전통식품 명인 제40호로 지정된 한안자 씨가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간장·된장 제조방법으로 만든 전통음식이다. ‘거제도 가자미구이’는 생선요리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고려해 문재인 대통령 고향인 거제도에서 잡은 것으로 요리했다. 지난 6월 백악관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미국 측이 내놓은 바 있다.

‘한우갈비 구이’는 전북 고창군 한우에 전남 담양군 명인 기순도 씨가 만든 ‘360년 씨간장’에 재워 구운 요리였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산 소고기는 나오지 않았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이 방한할 때마다 한우와 함께 미국산 소고기도 대접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2008년 미국산 소고기 반대 시위에 나섰던 지지자들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 종류의 토종 쌀과 송이버섯을 넣어 지은 돌솥밥과 독도새우를 넣은 복주머니 잡채 등이 어우러진 반상도 곁들어졌다. 독도 새우는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후식은 청와대가 국내 중소기업에 특별 주문한 ‘산딸기 바닐라 소스를 곁들인 트리플 초콜릿 케이크’와 ‘감을 올린 수정과 그라니타’로 준비됐다. 한국 전통음식과 미국음식을 조합해 한미 동맹을 굳건히 이어가자는 뜻이 함축된 것으로 보인다.

‘평창의 고요한 아침’ 또한 양국 정상부인들 간 차담회에서 사용돼 이목을 끌었다. 이 홍차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현장에서 세계 정상들을 만날 때 선물할 용도로 만들어졌다. 서로 다른 찻잎이 뒤섞여 더 좋은 향기와 깊은 맛을 내는 것처럼 양국의 건설적인 동맹을 기대하는 상징이었다는 후문이다.

바로 직전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던 일본 정부는 이번 국빈만찬의 ‘독도새우’를 놓고 트집을 잡았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내각관방 장관은 7일 “외국 정부가 다른 나라의 주요 인사를 어떻게 대접하는지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독도 새우를 메뉴에 포함한 것은) 왜일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일본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국빈만찬에 초청돼 트럼프 대통령과 인사하고 포옹한 것을 놓고서도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거론한 뒤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일 해결을 확인했다”며 “한국 측에 계속 모든 기회를 통해 합의의 착실한 실시를 요구해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고심 끝에 마련한 독도 새우 등 '신토불이' 트럼프 만찬 메뉴 식재료에는 저마다 남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이러한 의미가 잘 발현돼 한미 관계가 한층 도약할 수 있기를 바라는 이들이 있는 반면 이웃나라에서는 심기가 불편한 이들도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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