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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송영무와 개인 송영무…국방 수장이 지녀야할 무게

  • Editor. 곽정일 기자
  • 입력 2017.11.2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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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곽정일 기자] "참 다행이다. 같은 동료로 같이 근무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합니다."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에 참여한 자리에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석방된 것에 대한 소회를 묻는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대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답변이다.

이내 여당과 야당 일부 인사들의 표정이 굳어졌고, 곧바로 지적이 이어졌다.

심사에 참석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말씀이 적절치 않다. 김관진 전 장관의 혐의는 다 알고 있나, 김 전 장관의 석방과 관련 없이 국방부가 가선 안 될 길을 과거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국방부 장관과 같은 행정부에서 기소한 사람을 아무리 선배이건 동료건 석방되니까 `다행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국민 정서와 어긋난다. 인간적인 것을 가지고 국방장관이 (그런 말을)하면 국민이 오해한다"고 충고했다.

이같은 지적을 받은 송영무 장관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었다"며 "여러 가지 안타깝지만 같은 군인이고 동시대에서 일한 군인이고 해서 말했던 것"이라고 사과했다.

송영무 장관의 발언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송 장관은 김관진 전 장관의 1년 후배로 오랫동안 함께 군 생활을 한 만큼 둘이 군대에 대한 이야기, 국방에 관한 이야기, 시시콜콜한 개인사까지 긴 세월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분을 다져왔을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김관진 전 장관의 혐의를 고려했을 때 송영무 장관의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부산에 사는 안정연(33)씨는 업다운뉴스와 인터뷰에서 "인간적인 부분에서 이해할 수 있다손 쳐도 장관이라는 사람이 공적인 업무로 참석한 국회에서 저런 답변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관진 전 장관은 2010~2012년 선거를 대비해 친정부 여론 형성을 위해 사이버사령부 산하 530심리전단의 댓글공작 활동을 총 지휘하면서, 현재 재판 중인 연제욱 전 국군 사이버사령관 등에게 정부·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사이버 정치관여 활동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잇다. 아울러 정치관여 활동에 추가 투입할 군무원을 친정부 성향으로 선발하도록 신원 조사 기준을 상향 실시하고, 면접에서 호남 등 특정 지역 출신을 배제하도록 조치하는 등의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공무원의 정치개입 자체도 불법인데, 대통령,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 군이 개입한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아직은 혐의이지만 함께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이 "김관진 장관에게 댓글 공작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한 사실까지 드러난 상황이다,

이러한 혐의를 받는 사람에 대해 현재 국방부 장관이 `안타깝다`고 소회를 밝히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에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질 만한 대목이다. 

국방장관은 국가 수호, 국토 방위와 관련된 군정 및 군령, 65만 군인에 관한 모든 사무를 관장하는 직책으로 무엇보다도 진중함이 요구되는 자리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그의 한마디가 대한민국 군대 그 자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국방부 장관이 `A라고 생각한다`라고 하면 누가 `A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보나"라고 반문했다.

인간적인 부분을 표현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그 표현을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국방부 장관이라는 그 무게에 대해 송영무 장관의 진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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