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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라 부시, 향년 92세 별세…'국민 할머니' 마지막 배웅 길에 미국 전역이 함께 한 까닭은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4.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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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미국 41대 대통령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43대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모친인 바버라 부시가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해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바버라 부시 여사는 단순히 퍼스트레이디를 넘어 미국의 ‘국민 할머니’로 존경받는 인물로 평가 받는다.

지난 18일 숨을 거둔 바버라 부시 여사 장례식은 21일(현지시간) 텍사스 주 휴스턴의 세인트 마틴스 성공회 교회에서 치러졌다. 바버라 여사와 가족들이 1950년대부터 다녔던 교회다.

1500명 추모객이 모인 장례식에는 부시 전 대통령 일가를 비롯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도 자리를 지켰다. 미국방송사 MSNBC 앵커는 “전직 대통령이 아닌 퍼스트레이디의 장례식으로서는 이례적”이라며 “서로 다른 정당의 전직 대통령들이 함께 슬픔을 나누는 모습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을 대표해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대표로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경호 문제' 등으로 불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바버라 여사의 초상화 사진을 올리면서 “부시 일가 모두를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장례식에는 수백여명이 모여 바버라 여사를 추모했다. 전날부터 전국 각지에서 수천명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바버라 부시 여사의 진주 목걸이는 가짜였지만 그는 진짜배기였다”며 추모했다.

바버라 여사가 미국 전역에서 이토록 추모를 받는 이유는 단순히 그녀가 퍼스트레이디고, 전직 대통령의 부인이자 모친이었다는 데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바버라 여사는 넷째 아들 닐이 난독증을 앓는 것을 계기로 평생 언어교육에 관심을 기울였다. 백악관 입성 전후를 가릴 것 없이 수많은 기부활동과 강연, 저술로 사회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보수정당 공화당의 대표적 인물이면서도 여성인권이나 인종·계급 차별에 관해서는 당의 입장과 충돌할지언정 명확하게 소신을 내세웠다.

바버라 여사의 가치관은 그녀의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잘 나타난다. 바버라 여사는 1990년 웰즐리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삶의 마지막에 섰을 때 당신은 시험에 하나라도 더 합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신은 남편과 자녀, 친구, 혹은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은 데 대해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버라 여사는 단지 남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내조자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어머니 역할에 국한되지 않았다. 바버라 부시 여사는 첫 키스 상대였던 부시 전 대통령과 결혼을 하기 위해 스미스칼리지 2학년 재학 중 중퇴했다. 바버라 부시 여사는 이에 대해 “나는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을 선택했다. 굉장히 신나고, 재미있고, 몰두하는 삶 이었다”라고 밝힌 대목과 일화는 그녀가 적극적으로 스스로의 삶을 펼쳐나가는 개척자라는 평가에 힘을 실어준다.

WP는 “바버라 부시 여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여권 신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삶을 살았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말했다”며 “부시 여사는 미국 현대사의 퍼스트레이디들 중 가장 인기 있는 인물이었다”고 추모했다.

고인이 된 바버라 부시 여사를 향해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추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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