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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원룸 화재 '아찔 어질', 포항지진 재난과 제천화재 재앙 악몽 되살린 '시커먼 불안'

  • Editor. 김민성 기자
  • 입력 2018.04.2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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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민성 기자] 소방관들은 필로티 구조로 설계된 원룸 건물 1층에 집중적으로 물을 뿌려대는 가운데 한 남성이 6층짜리 건물 4층 테라스 겸 반옥상에 올라가 얼굴을 내밀고 구조를 기다린다. 시커멓게 타오르는 연기는 삽시간이 인근 건물까지 휘감아 불안감을 드리운다.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은 3층에 사다리를 올리고 진압작업에 나선다.

CCTV로 언론에 공개된 경기도 오산 원룸 화재 현장은 이렇게 긴박하게 돌아갔다. 22일 오전 10시께 갈곶동에서 발생한 오산 원룸 화재는 인근 마트에도 옮겨붙어 재산피해를 낳고 1시간여 만에 꺼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유독가스가 확산되면서 17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소방관 1명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필로피 구조의 오산 원룸 건물 화재가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 외벽으로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면서 공포감이 고조됐다.

오산 원룸 화재는 지난겨울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던 제천화재와 포항지진의 악몽을 되살려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필로티 구조와 드라이비트 공법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9명이 숨지고 40명의 부상자를 낳은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1966년부터 기록된 역대 12월 화재참사 중 세 번째로 많은 희생을 부른 재앙이었다. 당시 제천 스포츠센터가 입주한 복합건물의 외벽은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재질이란 지적을 받았다.

드라이비트 공법은 콘크리트 벽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이는 외벽 마감재 방식으로 단열 효과가 뛰어나고 비용이 저렴한 데다 시공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단열재로 쓰는 스티로폼에 단시간 불이 붙고 다량의 유독가스를 배출해 제천화재와 같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정부의 조사 결과 제천지역 전체 건축물의 절반 가까이가 불에 잘 타는 가연성 외장재로 마감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줬다. 오산 원룸 화재도 드라이비트 외장재로 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한반도에서 역대 두 번째 규모로 발생한 포항 지진에서는 1층 외벽을 없애 공간을 최대한 확장한 필로티 구조로 지어진 건물들의 기둥들이 무너지거나 엿가락처럼 휘어져 구조적으로 취약함을 드러낸 바 있다. 제천화재 역시 필로티 구조로 지어져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이 중앙통로를 타고 급속히 번져 인명피해를 더욱 키웠고 이번에 오산 원룸 화재로 새삼 그 불안이 다시 피어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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