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갑질 시정안 퇴짜' 골프존, 벙커 탈출할까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09.20 0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국내 대표적인 스크린골프장 사업자인 골프존이 가맹점에는 신제품을 주고, 비가맹점에는 주지 않아 빚어진 ‘갑질’ 논란에 따른 처벌을 피하기 위해 자체 시정방안을 내놓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퇴짜를 맞았다. 피해 구제 방안이 기각되자 골프존 측은 재소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공정위 제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골프존 CI.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전원회의에서 골프존의 불공정행위 관련 동의의결 절차개시 신청을 심의한 결과 기각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동의의결’이란 불공정행위로 조사받는 기업이 피해 구제안을 마련하고 문제가 된 부분을 고치면 법 위반을 따지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피해구제를 빠르게 하려고 2012년 도입됐다.

동의의결 절차가 기각됐다는 것은 법적인 제재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는 얘기인데 그만큼 제재 받을 가능성이 크다.

골프존은 2016년 8월부터 가맹사업으로 전환하면서 거래하는 스크린골프장 중 가맹점과 비가맹점을 차별하거나, 거래를 부당하게 거절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아 왔다.

골프존은 개별 점주들에게 골프 시뮬레이터(스크린, 프로젝터, 컴퓨터)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데, 가맹점에는 신제품 골프 시뮬레이터 투비전(2016년 7월 출시)과 투비전 플러스(2018년 4월 출시)를 공급했지만, 비가맹점들에는 2014년 12월 출시한 비전 플러스 이후 어떠한 신제품도 공급하지 않아 도마 위에 올랐다.

2016년 비가맹점 업주들은 “신제품 투비전이 나오자 구형으로 영업 중인 매장은 모두 줄도산했다”는 등 피해 사실을 주장하면서 ‘골프존의 갑질 행위를 처벌해 달라’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올해 4월 기준으로 골프존의 가맹점은 662개, 비가맹점은 3705개에 달한다.

공정위는 조사 끝에 지난 8월 2차 전원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8월 13일 골프존이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중단된 바 있다.

골프존은 불공정 행위를 인정하고 비가맹점 피해 구제와 거래 질서 개선을 위한 동의의결안을 공정위에 제출했다. 골프존은 비가맹점주에 대한 갑질 논란에 대해 스스로 시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동의의결안에 따르면 골프존은 신제품을 구입하려는 비가맹점이 전체 절반을 넘으면 비가맹점용 신제품을 개발해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300억원을 출연해 경쟁 매장이 200m 이내에 있는 골프존 스크린골프장이 폐업이나 이전을 원하면 장비 매입과 보상금 지급 등을 실시하고, 200m 이내 신규 출점 제한도 2020년까지 연장하겠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골프존, 3개 비가맹점주 사업자단체, 가맹점주 사업자 단체 간 견해차가 너무 커서 조율할 수 없었다”면서 동의의결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공정위 측은 “골프존도 이것이(시정방안) 최종안이라고 하면서 이를 더 수정하거나 보완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골프존은 입장 자료를 통해 "독립사업주(비가맹점)들과의 상생 발전을 위해 신청한 동의의결이 거절돼 아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열릴 전원회의에서 당사의 입장을 다시 한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조만간 전원회의를 다시 열어 골프존의 법 위반 여부, 제재수준 등을 결정하는 본안심의에 들어간다. 공정위가 골프존의 비가맹점주 갑질 논란을 위법으로 판단할 경우 골프존은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검찰 고발조치까지 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골프존에 대한 두 번째 제재 여부를 더욱 꼼꼼하게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2014년 골프존이 시스템을 판매할 때 프로젝트 2~3개를 묶음 상품으로 끼어팔았다는 행위를 위법으로 판단해 48억9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골프존이 제기한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패소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프로젝터 끼워팔기’ 혐의에도 수십억대 과징금 철퇴를 내렸던 공정위가 이번 사안에 대해 시장점유율 90%에 달하는 골프존이 비가맹점의 생존권을 침해한 중대한 불공정 행위로 최종 판단할 경우 제재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끼워팔기’ 해저드를 우여곡절 끝에 통과한 골프존이 이번 갑질 논란으로 빠져든 벙커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