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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심장의 날'에 돌아보는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09.2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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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9월 29일은 세계 심장의 날. 세계보건기구(WHO)가 지구촌 사망원인 1위(31%)로 집계한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금세기 들어 지정된 날이다. 각종 연구 결과 심혈관질환에서 12%가 흡연, 간접흡연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연에 대한 경각심이 새삼 높아지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인기를 모으면서 담배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궐련 담배보다 덜 해로울 수 있고, 담배 연기가 덜 발생하면서 냄새가 몸에 덜 밴다는 식으로 포장돼 특히 20-30대 젊은 층이 선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자담배회사 마케팅이 통했다는 얘기다.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홍보돼온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담배 판매량은 3억640만갑으로 지난해 8월보다 90만갑(0.3%)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 담배 판매량은 지난 7월 240만갑(0.7%) 늘어난 것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일반담배는 감소했지만 전자담배가 늘면서 전체 담배 판매량을 끌어올린 셈이다.

전자담배는 지난 5월 최대 점유율 10.0%까지 찍은 뒤 지난 6월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자담배 유해성분 분석결과를 발표한 영향으로 주춤했지만 9.3%를 유지하고 있다.

식약처 발표 이후 담배회사와 당국 그리고 흡연자들은 전자담배가 과연 인체에 덜 유해한지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정부는 연말까지 전자담배에서 경고그림을 삽입할 방침이라고 밝힌 가운데 담배제조사들은 새로운 전자담배 출시로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전자담배가 3140만갑으로 월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것을 볼 때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식약처의 발표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궐련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가 없고, 일부 전자담배는 오히려 일반 담배보다 타르 함유량이 높다는 게 핵심이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으로 자리잡은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KT&G의 릴, BAT코리아의 글로가 배출하는 타르, 니코틴 등 11개 성분을 분석한 결과여서 흡연가들을 동요하게 만들었다.

반면 전자담배업체들은 타르 측정 방식에서 일반담배와 공정한 비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폐암과의 관련성을 다룬 새 연구 결과로 맞섰다. 필립모리스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실험용 쥐의 전체 생(生)에 해당하는 18개월에 걸쳐 아이코스 증기, 일반 담배 연기, 공기에 각각 노출한 것으로 일반 담배보다 확연히 폐암 발생이 줄었다는 자체 실험 결과를 제시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에 대응했다.

김병철 필립모리스 전무는 "일부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유해물질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일반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얼마만큼 있으며, 유해물질 노출이 얼마나 줄고, 질병 발생에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가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로 리스크는 존재할 수 없다"며 "그 리스크 때문에 혁신을 막기보다는 추가 리스크 감소가 얼마나 의미 있는 감소인지 살펴보고, 연구개발을 촉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약처가 지난 6월 발표한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분 분석결과. [사진=연합뉴스]

식약처는 WHO 등 외국 연구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4일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영국 버밍엄대 데이비드 티켓트 교수진은 비흡연자 8명의 세포 조직을 전자담배를 피울 때 발생하는 증기에 노출한 결과, 염증이 진행되는가 하면 폐포대식세포를 훼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티켓트 교수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고는 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나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BC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훨씬 덜 해롭고 간접 흡연자들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다며 금연보조제로도 권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실험 결과는 전자담배가 안전하다는 통설에 일종의 경고가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일각에서는 전자담배 유해성에 관해 일관된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어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를 함께 태우는 등 부작용도 낳고 있다며 오히려 흡연량만 늘어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 ‘징검다리’ 금연보조제로 이용하려는 흡연가도 적지 않지만 끊이지 않는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속에 '혼란의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세계 심장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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