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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63년사 시작과 끝이 한국 '도쿄대승'…동아시안컵 일본 "자부심 실종" 후폭풍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7.12.1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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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공중전, 육상전 모두 졌다. 한국선수들이 정말 인상 깊었다. 이번에 소집되지 못한 11명이 있었다고 해도 한국을 이기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일본축구대표팀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동아시안컵 한일전 대패 이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부임 이후 2년 9개월 만의 최다골차 패배를 인정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알제리를 이끌고 한국에 2-4 참패를 안겨 최악의 조별리그 탈락으로 내몰았던 사령탑이 한국과 재대결에서 이같이 달라진 한국축구를 평가한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A매치 주간이 아니어서 유럽파 없이 저마다 ‘미완성’ 전력으로 동아시아축구 지존을 가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챔피언십. 그러나 동북아시안컵 축구 본선 4개국 모두 같은 조건으로 이어진 도쿄 열전에서 한국은 한일전 대승으로 2회 연속 우승에 성공, 격동의 2017년 피날레는 화려하게 장식했다.

‘무색무취’의 팀 컬러로 최악의 본선행 좌절 위기 속에 월드컵 최종예선 사상 최초로 사령탑을 중도 교체해야 했던 한국 축구로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대한 자신감을 추스르는 우승이었다.

한국은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EAFF E-1 챔피언십 마지막날 풀리그 3차전에서 김신욱의 멀티골과 정우영과 염기훈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묶어 일본을 4-1로 대파, 2승1무로 일본(2승1패)을 제치고 정상에서 환호했다.

한국은 2003년 동아시안컵 원년 대회와 2008, 2015년 우승에 이어 통산 네 번째 패권을 차지했다. K리그 클래식 MVP 이재성은 동아시안컵 MVP와 함께 가장 열심히 뛴 것 선수에게 주어지는 '베스트 듀얼 플레이어' 상도 받았다. 김신욱은 3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조현우,장현수는 최우수골키퍼상, 최우수수비수상을 각각 받았다.

그동안 무기력한 경기력 외에도 ‘투혼 상실’을 비판받아왔던 한국축구대표팀 ‘신태용호’로서는 한일전 대승으로 찾은 자신감 회복이 중요한 수확이다. 정신력이 중요한 라이벌 매치 일전에서 경기력까지 지배하는 완벽한 승리로 한일전의 기울기를 바로잡았다.

17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타지마 고조 일본축구협회장이 동아시안컵 한일전 대패에 대해 “지는 것도 문제지만 그 이전에 일본 대표선수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한국에 정신력마저 뒤진 일본선수들에게 큰 실망감을 보이며 비판하고, 일본 축구팬들에게 대신 사과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으로선 최근 한일전에서 마지막으로 승리한 이후 7년 7개월 만에 ‘산책 세리머니’를 다시 펼쳐 보인 것은 무언의 자신감 회복 선언이다. 2010년 5월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일본 월드컵 출정경기에서 한국은 박지성 박주영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거두며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위업을 예고했다.
당시 박지성을 골을 터뜨린 뒤 피치를 여유롭게 거닐며 선보인 ‘산책 뒤풀이’는 일본축구팬들을 잠재웠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산소탱크’ 박지성의 완벽한 골사냥과 당당한 골세리머니는 한일전의 새로운 상징이 됐고 이날 신태용호의 태극전사들이 동아시안컵 한일전에서 다시 재연해낸 것이다.

박지성이 이끈 그 한일전 승 이후 한국축구는 일본과 만나 5경기 무승(3무2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다 이번에 통쾌한 승리로 역대 한일전 우위(41승23무14패)를 다시 이끌었다.

남자축구대표팀 간의 한일전에서 한국이 일본 땅에서 4골 이상 몰아치며 승리를 거둔 것은 역대 첫 한일전이었던 1954년 월드컵 도쿄 최종예선전 5-1 승리 이후 63년 만의 대승이다. 이때부터 78차례 한일전이 펼쳐지는 동안 3골차 이상으로 승부가 갈린 결전은 모두 9차례다.

한국은 1974년 도쿄 한일정기전 1-4패에 이어 2011년 삿포로 친선경기에서 당한 0-3패뿐이었고, 1972년 메르데카컵 준결승 한일전 3-0승부터 1982년 동대문 한일정기전 3-0승까지 5차례 대승을 포함해 모두 7차례 일본을 크게 제압했다. 역대 한일전 최다골차 승리는 1978년 메르데카컵에서 한국이 조광래, 차범근, 박성화, 김호곤의 골을 묶어 거둔 4-0 대승으로 남아 있다.

한국으로서 한일전 3골차 패배 설욕은 2011년 ‘삿포로 참사’ 이후 6년 만이며 1974년 도쿄 한일정기전에서 당한 최다스코어 1-4패 한풀이는 43년 만이 된다.

이처럼 일본 원정에서 3골차 이상으로 쾌승을 거둔 신태용호는 지난달 콜롬비아, 세르비아와 초청 평가전을 통해 서서히 회복한 자신감을 동아시안컵 우승으로 한 단계 끌어올린 만큼 ‘월드컵의 해’에는 다양한 전술로 경쟁력을 본격적으로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 북한을 상대로 “수비만큼은 정상으로 뽑았다“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수비 불안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한국축구로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혼돈의 2017년. 월드컵 최종예선 두 경기를 남겨놓고 소방수로 지휘봉을 잡은 이후 롤러코스터를 타며 축구팬들에게 여전히 신뢰감 회복을 안겨주지 못했던 신태용 감독이 새해 1월 다시 유럽파 없이 계획하는 중동전지훈련을 통해 동아시안컵 한일전에서 얻은 자신감에 어떤 전술 경쟁력을 덧입힐지가 연말연시 관심사로 떠오른다. 신태용호의 비유럽파 태극전사들이 웃음을 되찾고 희망을 살려냄으로써 신년벽두 서바이벌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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