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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성폭행 피해 여배우도 어김없이…피해자 '누구'만 부각되는 성폭력 사건의 그늘

  • Editor. 박지효 기자
  • 입력 2018.02.0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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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지효 기자] 이번엔 필리핀 성폭행 사건이다.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뒤 성폭행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관련 고발과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 성폭행 사건 재판이 세인들에게 부각되고 있다. 여배우 B씨가 필리핀에서 지인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했고 가해자는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져 큰 충격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필리핀 성폭행 사건은 2일 더팩트가 “1일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에서 열린 배우 A씨의 아내이자 여배우인 B씨에 대한 강간미수 피해 선고공판에서 성폭행 혐의를 받는 C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보도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C씨는 바로 법정 구속됐으며 40시간의 성폭력 치유프로그램 이수도 명령받았다.

이 매체에 따르면 B씨는 딸의 영어공부를 위해 필리핀에 지리를 잡았고 남편 A씨의 20년 지기인 C씨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C씨는 지난해 가을 홀로 집에 있던 B씨를 겁탈했고 이에 격분한 A씨와 B씨는 C씨를 강간미수로 고소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성추행, 성폭행 사건. 현재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한 가운데 여배우의 성폭행 소식이 들려와 많은 이들이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몇몇 매체들은 필리핀에서 여배우 B씨의 성폭행 피해 사건을 보도하며 피해자인 A씨와 B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실었고 이에 대중들은 가해자에 대해 비난을 해야 하는데 왜 피해자들의 신상을 자세하게 공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이런 사건들에서 피해자들이 지나치게 부각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 몇몇 매체들은 사건 이름을 '여검사 성추행 사건'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가해자는 없고 피해를 당한 서지현 검사만 부각된 것. 또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이라는 정식 명칭이 있음에도 이를 줄여 '여검사 성추행 진상조사단'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물론 '검찰 간부 성추행', '검찰 내 성추행' 등 가해자를 드러낸 매체들도 있었으나 대부분이 피해자인 서지현 검사를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해 한 여대생을 성추행하고 폭행한 동국대학교 사학과 학생 사건에 대해 동국대학교 사학과 학생회 측이 수정해 발표한 사과문. [사진출처=동국대학교 사학과 페이스북]

이에 앞서 '나영이 사건' 혹은 '조두순 사건'도 있다. 어린 아이를 상대로 끔찍한 성폭행을 저지른 가해자 조두순이 아닌 피해 아동의 가명인 나영이가 부각돼 제목에 사용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파기환송심에서 항소심 때보다 형량이 늘어난 징역 10~15년을 선고받은 전남 신안군 섬마을의 초등학교 여교사를 집단 성폭행한 학부모 3명. 이 사건도 일명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으로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뿐만 아니라 여혐 논란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강남역 살인사건', 피해를 당한 여성을 부각시킨 '노래방 살인녀' 등의 기사 제목들이 가해자들은 없고 피해자들만 부각된다는 이유로 대중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술에 취한 동국대 사학과 학생이 숙명여대 과학관 건물에 침입해 여학생을 성추행하고 폭력을 휘두른 '동국대생 사건' 혹은 '숙명여대 사건.' 많은 이들이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는 학교 안에서 벌어진 이같은 사건에 숙명여대 학생들은 큰 충격을 받고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러나 숙명여대 학생들은 동국대 사학과에서 공개한 사과문이 "숙명여대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시작하는 것을 보게 됐다. 가해학교가 아닌 피해 학생의 학교를 거론한 것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고 사과문 수정을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이 일기도 했다.

결국 동국대 사학과는 "동국대학교 사학과 17학번 학생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수정된 사과문을 게재했다.

여배우 B씨가 필리핀에서 잘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성폭행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성폭력 사건에서 드러나는 피해자의 신상털기, 피해자를 적시한 사건 이름 등의 많은 부작용들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눠야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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